최대 9년 거주 보장 법안 발의
공급 부족으로 신규 임차인 피해
전셋값 폭등으로 시장 붕괴 우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10·15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전세 임차인이 한 주택에서 최대 9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며 전세 시장 내 임대인들 반발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2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지난 2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을 대표 발의자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으로 제출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계약갱신청구권’을 기존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리고, 갱신 시 임대차 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 최대 9년간 거주를 보장하는 것이다. 추가로 임대인의 재정 정보 공개 및 보증금 상한 규제를 비롯한 임차인 거주 보호 장치가 대폭 강화되었다.
2021년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전세 계약을 1회 2년 더 연장할 수 있는 권리다. 따라서 임대차 기간 2년에 추가 2년을 연장해 최대 4년간의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다.

대표 발의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임차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2019년 3.2년, 2021년 3년, 2023년 3.4년으로 임차인의 거주 안정성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라며 법안 제안 이유를 밝혔다.
법안 제출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임대인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한 임대인은 “9년이면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해서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의 기간이다”라며 “그 사이 집값이 오르든 떨어지든 손도 못 댈 바엔 집을 팔거나 월세로 돌리겠다”라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임대인도 “이미 전세 내놓은 집주인들도 매물 회수하는 분위기”라며 전세 매물 공급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알렸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임차인의 권리 강화를 목표로 발의되었으나 임대인 측면은 고려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임차인에 대한 보호조치 강화는 이미 한 차례 부동산 시장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국토연구원과 민사법학회가 발표한 ‘주택임대차 제도개선 방안 연구’에 의하면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을 적용한 문재인 정부 시절 법안 도입 전 1년간 3.86% 상승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도입 후 1년 6개월간 8.13% 상승했다. 2020년 당시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불러온 역대급 공급 물량이 쏟아졌음에도 전셋값 폭등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기존 계약갱신청구권만 해도 신규 계약 시 임대인이 4년 치 임대료 인상분을 받기 위해 전셋값을 올리며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사이 보증금 격차가 벌어지는 ‘이중가격’도 문제로 나타났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의 규제 지역 및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인해 이미 분양 아파트 등 수요가 높은 지역의 전세 공급 대폭 하락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사실상 전세 시장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초 3만 1,814건에 달하던 서울아파트 전세 매물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 17일 2만 4,418건으로 23.3% 감소세를 보였다.
전례 없는 대출 규제와 갭투자 차단으로 위축된 전세 시장이 10·15 부동산 대책과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까지 적용된다면 전세 매물 감소세는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 보호 강화를 취지로 시작된 선의의 입법이 무주택자 신규 임차인에게는 임대인의 월세 선호 현상에 의한 전세 매물 공급 하락으로 주거비 부담 문제로 돌아올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후 법안 통과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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