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폭염 산재 46%
근로자 건강 체크하는 AI
건설 현장 디지털 혁신 가속화

지난 7일 경북 구미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20대 베트남 국적의 근로자 A 씨가 온열 질환으로 숨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현장에서 발견되었을 때 A 씨의 체온은 40.2도였다. 당일 구미시의 낮 최고 기온은 35도까지 올라 A 씨의 체감 온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건설 현장 근로자들은 업무 특성상 더위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근로자의 온열질환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온열 질환 관련 산재 승인 건수는 145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건설업종이 67건으로 나타나 46%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는 5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내 최다 건수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 온열질환 산업재해 신청 건수는 2020년 14건, 2021년 23건, 2022년 28건, 2023년 37건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9일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는 웹 기반 산업보건 관리 시스템인 ‘직업 건강 Check’를 공개했다.

해당 시스템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근로자의 건강 상태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근로자에게 수면의 질, 직무 스트레스 등 다양한 건강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업무 효율성과 건강 관리 효과를 동시에 높이는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한국직업건강간호협회 관계자는 “수천 명의 근로자를 혼자 관리해야 하는 보건관리자의 현실을 보며 효율적인 지원 방안을 고민했다”라며“이 시스템이 다양한 사업장에서 활용되어 산재의 비율을 줄일 수 있을지 그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건설사들의 폭염 대응 체계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AI와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결합해 지능형 폭염 대응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국내 최초 지능형 폭염 대응 시스템으로, 현장에서 근로자의 온열 질환에 대한 위험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측해 자동화된 대응을 하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건설 산업의 디지털화는 AI를 중심으로 빠르게 혁신을 이루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외국인 근로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자이보이스’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음성 인식 AI 번역 프로그램으로 한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여 120여 개의 언어로 제공한다.

또한 지난 3월 GS건설은 AI를 활용해 시공 기준, 시방서 등 현장에서 필요한 자료를 신속하게 검색할 수 있는 ‘자이북’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장에서 동료 직원과의 자료 공유를 빠르고 편리하게 개선해 업무 효율성이 대폭 상승하는 결과를 얻었다.
건설 업계는 이처럼 AI와 디지털 혁신을 통해 현장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의 디지털 혁신이 가져온 변화가 건설 산업의 혁신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 업계가 더 나은 건설 환경을 제공하고 근로자들의 안전 관리와 함께 실질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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