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단백질 섭취 중요
붉은 고기, 고단백 음식
소고기, 면역력 증진

일반적으로 적색육은 대장암 환자들이 가장 꺼리는 식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적색육이 암을 키운다는 잘못된 인지로 인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항암 치료 중에 적색육이 체력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즉, 적색육은 항암 환자들이 무조건 적으로 피할 음식이 아니라는 뜻이다.
당초 항암제는 우리 몸의 단백질 구조를 손상시키는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로 인해 항암치료를 하는 환자들은 근육량이 줄어들고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을 느낀다. 이에 항암 치료 중 많은 환자가 평소보다 피로감이 심해지고 근육통이나 관절통을 호소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암을 키운다는 인식이 붙은 적색육은 항암 환자들의 기피 음식 1순위에 올랐다. 다만,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내과 이수현 교수는 유튜브 채널 ‘나는 의사다’에서 “대장암 환자의 평균 연령이 60대 후반인데 이 시기에는 본래 단백질 섭취가 더욱 중요하다”라며 “붉은 고기를 즐겨 먹을 필요는 없지만 단백질을 먹어야 하므로 너무 피할 필요는 없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항암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한 끼에 약 150~200g 정도의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근육 손실을 방지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적색육이 항암 치료의 효과를 높인다는 뜻이 아니다. 즉, 환자 본연의 체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적색육 섭취를 권장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항암치료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나더라도 환자의 면역력이 곧바로 회복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이 시기에 붉은 고기를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오히려 면역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즉, 적색육의 섭취가 단순한 에너지 보충의 개념을 넘어서 근육 유지와 감염 저항성을 위한 필수적인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체력 유지에 좋은 적색육은 무엇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 돼지 등 포유류의 살코기가 있다. 실제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비타민 B군, 철분 등이 풍부해 건강에 다양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난 2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돼지고기 안심과 등심 부위에는 100g 기준 22g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지방은 4g 수준에 그친다. 특히 안심과 등심은 면역세포의 구성에 필요한 단백질과 아연, 셀레늄, 아미노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돈에 함유된 비타민 B1(티아민)은 뇌 기능 유지와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잇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소고기의 경우 필수 아미노산 9종이 고루 들어 있어 근육 회복과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특히 사골 부위에는 칼슘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성장기 아동의 뼈 건강에도 유익하며 노년기 근감소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근육량이 줄어들면 뇌혈관 질환, 당뇨, 고지혈증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중장년층일수록 단백질 섭취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이처럼 항암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적색육을 섭취할 때는 고기의 품질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품질이 좋은 한우는 살코기가 선홍색이며 고깃결이 고르고 울퉁불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방은 희고 단단할수록 좋고 근육 사이에 고르게 퍼진 마블링이 있으면 육질이 부드러우며 풍미도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소보다는 암소 고기의 결이 더 부드러운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특성은 단백질 흡수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우를 조리할 때는 함께 곁들일 식재료 선택도 중요하다. 면역 기능을 강화하려면 항균·항바이러스 성분이 풍부한 마늘, 양파를 함께 사용하고 폐 건강과 기침 완화에 좋은 더덕과 우엉을 넣는 것도 좋다.

한편, 겨울철에는 뼈 건강에 좋은 고사리와 비타민D가 풍부한 표고버섯을 함께 곁들이면 감염 예방과 근골격 건강에 유익하다. 이러한 식재료 조합은 단순히 맛을 더하는 수준을 넘어 항암 치료 기간 환자의 체력을 지탱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결국 대장암 치료 과정에서 붉은 고기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체력 유지와 회복을 위해 고단백 식단은 필수적이며 적절한 영양 조합과 조리법을 통해 이를 건강하게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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