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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취소 가능성에도…서울시 재개발 강행 이유 밝혔습니다

박서현 기자 조회수  

서울시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
문화유산 일대 규제 해제 논의
유네스코 지정 취소 사례 有

‘유네스코’ 취소 가능성에도…서울시 재개발 강행 이유 밝혔습니다

출처=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

종묘는 조선 왕실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199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 당시 종묘는 숲으로 둘러싸여 보존 수준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종묘 앞 재개발 구역에 최대 140m 초고층 빌딩 건축을 확정하며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30일 서울시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시보에 공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세운 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가 기존 종로 변 55m, 청계천 변 71.9m에서 약 두 배 수준인 98.7m, 141.9m로 각각 변경됐다.

‘유네스코’ 취소 가능성에도…서울시 재개발 강행 이유 밝혔습니다

출처=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

세계유산 지정 취소 우려
서울시, 보호 조례 일방 삭제

논란의 중심이 된 세운지구는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종묘 인근 위치적 특성으로 인한 개발 규제로 장기간 고도 제한을 받았다. 재개발에서 높이는 곧 용적률로, 수익성과 직접 관련되는 문제다. 결국 사업성이 떨어진 세운지구는 장기간 낙후 지역으로 방치됐다.

서울시는 2021년 이후 도심 활성화를 위해 높이 규제를 완화해 왔다. 종묘에서 일정 수준 떨어진 세운 3·5·6구역은 최고 199m까지 건축이 허용되었다. 올해 초 서울시는 종묘, 덕수궁 등 도심 문화유산 주변에 일괄 적용되는 ‘앙각 규제’를 비롯한 획일적 높이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취소 가능성에도…서울시 재개발 강행 이유 밝혔습니다

출처=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

세계유산 영향 평가 진행 無
도심 개발·문화유산 양립 트렌드

국가유산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유산청이 주장한 가장 큰 문제점은 세계유산 지정 해제 가능성이다. 1995년 종묘는 세계유산 지정 당시 유네스코로부터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핵심 가치로 인정받았다. 종묘는 백악산에서 내려오는 산줄기와 조선왕조의 상징성을 드러내는 건축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거대한 단지 형태의 문화유산이다. 따라서 고층빌딩 건축 논란은 단순한 경관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닌 전체 문화유산 가치 하락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전문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취소를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강동진 경성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세계유산 등재 당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설명하는 문구에 유산 외곽은 현대 도시이기 때문에 변화와 개발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 보존을 위해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은 지속적으로 협의를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완충구역 바깥 예외적 영향 발생 시 검토’에 대한 조례를 삭제하며 재개발을 강행하고 나선 것이다.

‘유네스코’ 취소 가능성에도…서울시 재개발 강행 이유 밝혔습니다

출처=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홈페이지

세계유산 영향 평가 진행 無
도심 개발·문화유산 양립 트렌드

또한 강 교수는 세계유산 영향 평가를 진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해당 평가는 세계유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행위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절충안을 찾기 위해 시행된다. 조사에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으나, 중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지역의 경제 가치를 보존할 방안이 될 수 있다.

한편, 상인들의 입장은 서울시와 같았다. 세운상가에서 20년 이상 전자상가를 운영한 상인은 “고층 건물이 들어오든, 저층 건물이 들어오든 우리는 상관없이 일단 사람이 많아져야 잘 되니 뭔가 들어온다면 좋은 소식”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도심 개발과 문화유산 보존의 양립은 최근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본 도쿄 황궁 인근의 마루노우치 건축물은 높이 150~180m에 달한다. 또한 2022년 준공된 ‘도쿄 미드타운 야에스’ 빌딩은 그보다 높은 240m에 육박한다.

‘유네스코’ 취소 가능성에도…서울시 재개발 강행 이유 밝혔습니다

출처=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

세계유산 지정 박탈 선례 有
합리적 사회적 합의 必

유네스코는 문제 상황 발생 시 ‘위험 유산’ 제도 발동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 요청 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자 결국 문화유산 지정을 취소한 선례가 있다. 실제로 2009년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은 교량 건설로 인해 문화유산에서 해제되었다. 또한 영국 리버풀의 해양 문화 도시 유산도 주변 축구 경기장 개발을 강행해 10여 년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2021년 문화유산 지정을 취소했다.

서울시는 세운 4구역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규정한 거리 밖에 있었기 때문에 세계유산 법 등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태도다. 전문가들은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합리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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