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으로 불리는 북한이탈주민
문화 차이로 적응 어려워하기도
정착 지원과 관리 시스템 개선 필요

지난해 10월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훔쳐 타고 통일대교 북단으로 향하던 북한이탈주민 A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10여 년 전 탈북한 북한 양강도 출신의 30대 남성으로 밝혀졌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재입북을 계획했다며 동기를 밝혔다. 2011년 남한에 정착한 A 씨는 일용직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으나, 2018년 다리를 다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지난달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국가적,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범행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회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의 현실을 일부 보여주는 것”이라며 “통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의 재입북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들 중 일부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거나 제3국으로 떠난다. 채널A의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TV 조선의 ‘모란봉 클럽’ 등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던 전혜성 씨가 대표적인 예다.
2011년 북한을 이탈한 전 씨는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이어오다 2017년 종적을 감췄는데, 그해 7월 북한의 대남선전방송에 모습을 보여 파장이 일기도 했다.

통일부 등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최소 30명의 북한이탈주민이 재입북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제3국으로 망명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5년 664명이었던 제3국 출국 사례는 2019년 771명으로 늘었다.
아예 스스로 삶을 등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발생한 북한이탈주민 사망자 518명 중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68명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탈주민들의 한국 이탈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하면서도 대다수가 한국 생활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연고자를 북한에 두고 오는 경우가 많아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데, 여기에 경제적인 문제까지 겪으면서 한국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대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북한이탈주민 중에서 부적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비율은 68.5%에 달했고, 자살 충동을 느낀 사람들도 17.4%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으로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은 탈북민 정착 지원 교육기관인 하나원에 입소해 3개월 정도 사회 적응 교육을 받고, 이후 5년 정도의 기간 동안 신변 보호 담당관이 이들의 초기 정착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치더라도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
실제 한 탈북민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하나원은 도움이 거의 안 됐던 것 같다”라며 “한국 사회를 하나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교육받은 것이 전부였다. 오히려 네이버가 가장 충실한 멘토였다”라고 증언했다.
이에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립감을 해결해 주고,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멘토’ 형태의 정착도우미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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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조직이나 부적응자 있기 마련인데... 무엇이 문제 일까요? 개인 또는 사회 또는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