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직장인 평균 점심값
삼성동 1만 5,000원 ‘1위’
구내식당 ‘복지’ 경향 증가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의 여파로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의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으로 확인됐다. 이는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점심 한 끼를 사 먹기에도 부담을 느끼는, 이른바 ‘런치 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점심값 상승)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일 NHN페이코가 자사의 ‘모바일 식권 서비스’로 발생한 약 900만 건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직장인 평균 점심값이 1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8년 사이 평균 지출 점심 식비가 58% 상승해 직장인들의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페이코 식권을 이용한 평균 지출 점심 식비는 9,500원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는 지난 2017년 기록한 6,000원과 비교했을 때 3,500원이 늘어난 수치다. 즉, 평균 지출 점심 식비가 해마다 상승해 왔다는 것이다. 다만, 이 분석은 올해 상반기 전국 페이코 식권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으며 수도권 내 주요 업무 권역 12곳을 별도로 집계한 지역별 분석 결과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도권 내 12개 주요 업무 권역 내 지역 간 점심값 격차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평균 점심값 1위 동네는 삼성동으로 확인됐다. 삼성동은 NHN페이코의 분석 결과 평균 1만 5,000원의 지출 식비를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동에 프리미엄 외식 브랜드와 국내외 대기업 본사가 밀집된 상권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동의 뒤를 이어 강남이 1만 4,000원, 여의도·서초동이 1만 3,000원, 마곡·판교가 1만 2,000원, 송파·종로가 1만 1,000원, 가산·구로가 1만 원, 강동·동대문이 9,000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주요 업무 권역 평균 지출 식비는 1만 1,583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평균으로 나타난 9,500원보다 2,000원을 더 높은 것이다.
즉,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강남, 송파, 종로, 가산, 구로 등 다수 지역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짙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페이코 식권의 사용처는 기존 구내식당 중심에서 벗어나 외부 프랜차이즈와 디지털 플랫폼 전반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NHN페이코의 한 관계자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일정과 취향, 식습관에 따라 점심 한 끼를 유연하게 선택하고 있다”라고 해석했다.

한편, 최근 들어 런치플레이션 현상을 체감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밀프렙족’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밀프렙이란 식사(meal)와 준비(preparation)의 합성어를 말한다.
무섭게 치솟는 물가에 따라 한 끼 지출을 줄이기 위해 구내식당 등을 찾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구내식당 역시 물가 상승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구내식당 식사비는 24%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에서는 구내식당을 복지로 내세우는 모양새다. 실제로 구내식당 평균 좌석 수는 2021년 84.2석에서 2024년 104.3석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다.
즉,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 이용이 증가하면서 일부 회사들이 복지 차원으로 구내식당 이용을 내세우는 것이다. 이에 급식 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는 기업의 식당 위탁 물량 증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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