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학부모 선호 1위 의사
응급실 채용 공고에 응답 無
적자에 응급실 존폐 위기

최근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라는 이유로 초등학생 학부모의 선호 직업 1위에 ‘의사·한의사’가 올랐다. 영어 교육기관 윤선생이 지난 5월 학부모 5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다. 동시에 ‘꿈의 직업’으로도 불리는 의사 계열은 최근 인력난을 겪고 있다. 전공의 세후 월급이 2,000만 원을 넘어섰음에도 채용 공고에 답이 없다는 소식이 화제다.
의학 계열 직군을 선호하는 것은 비단 학부모의 일이 아니다. 지난 7월 발표된 교육부의 ‘2024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중 의사는 2위를 차지했다. 중학생은 3위를, 고등학생의 경우 13위에 올랐다.
의대에 가기 위해 수능을 다시 치르기도 한다. 지난해 교육부가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에 제출한 2024학년도 정시 모집 의대 신입생 선발 자료에 따르면 33개 의대의 정시 합격자 1,171명 중 N수생 비율은 79.3%에 달한다.

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학생이 많은 만큼 의료 현장에도 전공의가 간절하다. 지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복귀 소식이 들려오지만, 전공의 충원은 수도권의 일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18일 보건복지부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에게 2024년도 전국 지방의료원 의사직 정원 및 현원 자료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실제 수련 병원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 23곳 중 19곳은 전공의를 단 한 명도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더불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16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대도시에 있는 의료원인 서울의료원과 대구의료원도 각각 67.7%, 72.7%를 기록해 정원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최저를 기록한 곳은 성남시의료원으로, 충원율이 55.6%에 그쳤다.

더하여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인턴 및 레지던트가 총 7,984명 선발되어 충원율은 59.1%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수련병원에 63%, 비수도권은 53.5%였다. 충원율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다.
과에 따라 충원율에도 차이가 있었다.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정형외과는 90% 안팎에 달했다. 이 외에도 정신건강의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또한 하반기 수련 모집에서 90% 이상을 넘겼다. 재활의학과와 이비인후과도 80% 중후반대의 충원율을 보였다.
반대로 필수 의료 과목의 충원율은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아청소년과는 전국 수련병원에서 770명을 모집했으나 선발 인원은 103명 뿐으로 13.4%만 충원됐다. 수도권(16.6%)과 비수도권(8.0%)은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하면서 시골 지역 병원의 인력난은 심해졌다. 18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인구 3만 명을 보유한 충북 보은 지역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도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여러 차례 모집 공고를 냈지만 연락 오는 의사가 한 명도 없다”라며 “어렵사리 응급실 문을 열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4명의 전담 의사가 응급실에 배치되었다. 그러나 그중 3명은 최근 수련병원으로 복귀하거나 더 좋은 조건을 제공하는 곳으로 이직했다.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4명의 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 측은 다른 병원의 의사 3명을 시간제로 고용했다. 이들과 내년 초 입대 예정인 의사를 포함해 겨우 응급실을 유지하고 있다.
의사 부족 사태에 전공의들의 몸값은 늘어만 간다. 해당 관계자는 “세후 월급이 1,500만 원에서 2,000만 원대로 올라서는 데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연봉으로 계산해 보면 1억 8,000만 원에서 2억 4,000만 원에 달하는 급여다.

높아진 전공의 몸값과 수도권, 필수 과목이 아닌 과에 몰리는 복귀로 비수도권 응급실 중 폐쇄 위기가 온 곳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밀양시의 유일한 응급의료기관인 ‘윤병원’은 응급실 폐쇄의 사유를 인력 확보 실패로 꼽은 바 있다.
의사 수의 부족은 응급실 환자의 재이송을 뜻하는 ‘뺑뺑이’ 문제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22년에 제정되어 시행되는 중이다. 더하여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4월 응급실 수용곤란고지 표준 지침을 배포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8일 ‘응급실 수용 곤란 고지 지침의 쟁점과 실효성 확보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응급실 재이송 건수는 2023년 4,227건에서 2024년 5,657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재이송 사유는 전문의 부재, 병상 부족, 1차 응급처치를 했기 때문에 등으로 보고됐다.
보고서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 선정 및 안내 권한을 부여하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응급실 과밀화·119 구급대 역량과 인력 부족·의사 기피 현상 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만 뺑뺑이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응급실의 폐쇄 위기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환자를 이송할 시 의료인 측에 더 큰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의료인 충원에 대한 빠른 해결이 촉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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