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스, 콜드스톤, 갭 등
식음료, 패션 등 분야 다양
경쟁력 저하가 원인

한국에는 해마다 다양한 분야의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에 진출한다. 패션 브랜드만 해도 지난해 ‘팔라스’, ‘브랜디 멜빌(Brandy Melville)’, ‘휴먼 메이드(Human Made)’, ‘온’이 진출했고 올해에는 ‘스투시’가 직진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모든 해외 브랜드가 진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는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한국에서 고배를 마시고 철수를 결정한 해외 브랜드들도 존재한다. 실제 한국은 ‘다국적 기업들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착이 까다로운 나라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그렇다면 한국에 진출했다가 철수를 결정한 대표적인 브랜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웬디스(Wendy’s)

웬디스는 1969년 미국에서 설립된 유명한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다. 창업주인 데이브 토머스의 딸 웬디 토머스에서 이름을 딴 웬디스 버거는 칠리 수프와 특유의 정사각형 패티가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맥도날드, KFC에 이어 매출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는 1984년 국내 기업인 웬디스 코리아가 미국 웬디스 본사와 계약을 맺고 라이선스를 받아 진출했다. 웬디스가 들어오던 당시 한국에서는 해외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막 들어오기 시작한 시기였기 때문에 많은 인기를 끌었다. 종로 2가를 시작으로 양재역, 압구정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매장을 확대하며 한때 매장 80여 개까지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IMF 외환 위기를 맞으면서 본사 측의 요구 사항과 4%라는 로열티를 부담하기 힘들었던 웬디스 코리아가 1998년 계약을 종료하면서 철수하게 된다. 이후 웬디스 코리아는 브랜드명을 위너스 버거로 변경하고 독자적인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마지막 남아 있던 위너스버거 매장이 2013년 맘스터치로 변경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
다만, 2021년 웬디스는 영국 등 유럽 등지를 시작으로 해외에 다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웬디스가 유럽 지역에서 무난한 매출을 기록한다면 한국에도 재입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2. 콜드스톤 크리머리

주로 ‘콜드스톤’으로 불리는 콜드스톤 크리머리는 1988년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된 아이스크림 브랜드이다. 콜드스톤은 미국에서는 6번째로 많이 팔리는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 하나다.
콜드스톤은 특히 차가운 화강암에서 20여 가지의 토핑 중 소비자들이 직접 선택한 토핑을 유지방 13% 이상의 고품질 아이스크림에 섞어 주는 형식으로 제조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비빔 아이스크림’의 원조 격으로 불렸다.
국내에서는 2006년 CJ푸드빌이 사업을 전개하면서 한때 66개의 전국 매장 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2015년 재계약을 포기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2018년 4월 이대역 점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 재진출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진출 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2020년 또다시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이로써 콜드스톤은 한국에서 두 번이나 철수를 결정한 브랜드로 남게 됐다.
3. 갭(GAP)

미국 패스트패션 브랜드 갭은 1969년 도날드 피셔와 도리스 피셔 부부가 설립한 브랜드이다. 1986년 처음으로 SPA라는 수식어를 도입한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갭은 2007년 롯데의 유니클로와 자라를 견제하기 위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미국 본사와 독점계약을 맺으면서 처음 선보였다.
갭은 패스트패션 붐과 함께 전성기를 맞이하면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최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브랜드들도 많아진 데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점차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해외에서는 저렴한 이미지의 갭이 국내에서 비싼 가격에 팔리면서 가격 면에서 타 SPA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뒤진 점이 철수의 주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결국 올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갭과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밝혔다. 다만, 갭은 한국뿐만 아니라 2017년 이스라엘, 2020년 유럽 대륙 전역, 2021년 영국과 아일랜드, 2022년 중국에서 철수하면서 해외에서도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캐나다 대표 커피 브랜드 ‘팀홀튼(Tim Hortons)’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인천 청라 직영점의 영업을 종료하면서 첫 직영점 폐점 사례를 남겼다. ‘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의 2023년 매출은 3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9% 급감한 2억 원에 머물렀다. 당기순이익은 1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사실상 자본 잠식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외 브랜드는 본사 중심의 직영 체제와 획일화된 글로벌 전략을 고수하면서 국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환경에서는 글로벌 브랜드의 브랜드 파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하며 소비자와의 정서적 연결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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