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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깜짝 놀라게 했던 ‘국민 과학자’…이런 최후 맞았다

윤미진 기자 조회수  

전 서울대 수의과 교수 황우석 박사
1999년 복제 젖소 영롱이 생산
2005년 논문 조작 논란 불거져

한국 깜짝 놀라게 했던 ‘국민 과학자’…이런 최후 맞았다

출처 : 영화 ‘제보자’ 포스터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2000년대 초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표적인 사건을 꼽으라면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2005년 있었던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이다.

해당 사건은 2014년 영화 ‘제보자’(박해일, 유연석 주연)로 다루어졌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 한 획을 그은 사기극이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황우석 박사는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 과학자였다. 이는 그가 쌓아 올린 업적과 관련이 있다.

한국 깜짝 놀라게 했던 ‘국민 과학자’…이런 최후 맞았다

출처 : 에든버러대 로즐린 연구소

1996년 영국 월머트·캠벨 연구팀이 성체 체세포를 이용한 복제에 성공해 복제 양 ‘돌리’를 만들어 내면서 세포 주기만 맞춘다면 이미 분화된 세포로도 포유류 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내면서 생물학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후 1997년 월머트 연구팀이 형질전환 복제 양인 ‘폴리’를 탄생시키며 형질전환과 체세포 복제 기술을 사용하면 면역 거부 반응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웠다.

그러나 그 이후 성체 세포를 이용한 새로운 복제 동물에 대한 소식은 요원했는데, 1999년 황우석 연구팀이 복제 젖소인 ‘영롱이’를 탄생시키면서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이다. 이에 황 박사가 언론을 통해 최초로 수정란 복제 소를 탄생시킨 복제 연구의 선두 주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복제 전문가로 떠올랐다.

한국 깜짝 놀라게 했던 ‘국민 과학자’…이런 최후 맞았다

출처 : 셔터스톡

황 박사는 실제로도 정상급 수준의 동물 복제 연구력을 갖추고 있었다. 황 박사의 연구팀은 핵을 안전하게 꺼내기 위해 고안된 이른바 ‘젓가락’ 기술, 세포융합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최적의 전기 자극의 횟수와 시간을 밝혀내는 등 독창적인 기술을 확보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문제는 이후의 줄기세포 연구였다. 2004년 황우석 박사는 ‘사이언스’지에 세계 최초로 인간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11종을 추가로 만들었다고 발표하기도 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줄기세포는 정상 배아줄기세포나 성체줄기세포를 추출해 손상 부위에 배양하는 치료법으로, 손상된 장기에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삽입하면 손상 부위를 재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계 질환은 물론 자가면역질환, 암 치료 등에 적용할 수 있는 ‘꿈의 치료제’로 여겨졌다.

이에 많은 국내 과학자가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큰 한국인 과학자로 황우석 박사를 꼽기도 했다. 그러나 2005년 말 당시 황우석 박사의 애제자이던 류영준 씨가 황우석 박사의 연구논문 조작을 제보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됐다.

한국 깜짝 놀라게 했던 ‘국민 과학자’…이런 최후 맞았다

출처 : 셔터스톡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에서 황우석 박사의 난자 매매 의혹을 보도한 것이 시작이었다. 초기에는 황 박사 연구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사용된 난자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었지만, 이후 상황이 전개되면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브릭) 등에 줄기세포 연구 결과 자체가 조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황 박사가 2005년 ‘사이언스’에 기고한 논문의 줄기세포 사진이 발목을 잡았다. 황 박사 측은 “사진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라며 “단순한 실수”라고 해당 논란을 일축하려 했지만, 결국 당시 황 박사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서울대에서 진상 조사위가 구성됐다.

얼마 후 연구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사실이 탄로 나면서 황 박사의 명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결국 황 박사는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의 수사까지 받았다. 그는 대법원에서 연구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줄기세포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과학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른바 ‘황우석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산업은 눈에 띄게 위축됐고, 정부는 줄기세포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을 거의 끊다시피 했다.

한국 깜짝 놀라게 했던 ‘국민 과학자’…이런 최후 맞았다

출처 : 넷플릭스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에서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오면서 지난해에는 아시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유래 중뇌 도파민 신경세포를 복제해 제조한 치료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편, 황 박사는 지난 6월 16일 정부가 그를 상대로 제기한 환수금 청구 소송을 취하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는 2021년 3월 소송을 제기한 지 4년 만이다. 해당 소송은 논문 조작 등이 드러나 수상이 취소된 대통령상 상금 3억 원을 반납하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기한 소송이다.

2023년에는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에서 근황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의 투자를 받아 중동에 정착해 동물 복제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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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진 기자
ymj@epigrap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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