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원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저금리에 주택담보대출 남용

미국을 뒤흔든 금융위기를 꼽으라면 1930년대에 일어났던 대공황과 2000년대 일어났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다. 1929년에 미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공황은 금융 시장의 혼란을 가져와 대규모 실직 사태를 일으키며 당시 서구 자본주의 사회 체계를 뒤흔들었다.
‘검은 목요일’이라고 불리는 1929년 10월 24일, 뉴욕 증권시장에서 일어난 주가 대폭락의 서막을 알린 대공황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과 제2차 세계 대전을 통해 막을 내렸다.
이 대공황 이후 발생한 미국 최대이자 최악의 금융 위기로 꼽히는 것이 바로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다. 해당 사건은 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 ‘빅 숏’과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빅 쇼트’(2015년 개봉)를 통해 다루어지기도 했다.

앞서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던 대공황은 여러 가설만 존재할 뿐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는 다소 명확한 원인이 존재한다. 2001년 당시 대부분의 투자자는 안전하면서도 수익이 보장된 미국 국채에 투자해 이익을 얻었는데,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의장 앨런 그린스펀은 미국 국채에 대한 정책을 바꿀 것을 시사했다. 그는 경기부양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이에 전 세계의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책임자들은 새로운 저위험 고소득 투자처인 부채담보부증권(CDO)에 매달렸다. 집을 담보로 삼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는 갚지 않으면 곧바로 노숙자가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모기지를 갚는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 90% 이상의 채무자들이 성실하게 빚을 갚아나갈 수 있는 상태였고, 이에 당시 CDO 상품은 40% 정도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보장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초저금리 정책을 이용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당시 은행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 중심의 ‘서브프라임'(Subprime) 등급의 이들에게도 대출을 내주며 집을 살 수 있게 했다.
신용 등급에 상관없이 아무나 집을 살 수 있게 되자 부동산 시장은 점차 과열됐다. 많은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연방 주택기업 감독청에 따르면, 2002년~2006년 미국 전역의 집값 상승률은 50%를 넘어섰을 정도였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1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은 2006년 6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기존의 0.02% 금리를 5.25%로 올렸다. 2005년 당시 발행된 많은 모기지론은 2년만 고정 금리이고, 나머지 기간은 변동 금리로 책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출 금리의 인상은 많은 대출자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서브프라임 등급의 대출자들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점차 늘어났다.
상환에 실패한 대출자들이 집을 차압당하면서 부동산 매물이 쏟아지자, 부동산 가격은 자연스럽게 폭락했고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을 기반으로 한 CDO의 가치도 함께 떨어졌다.
이에 따라 많은 CDO를 발행한 금융기관들은 파산에 이르렀다. 2008년 JP모건에 인수된 베어스턴스가 이러한 금융기관 중 하나였다. 2000년대 초부터 리먼브라더스 또한 위기를 겪고 있었던 리먼브라더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결국 세계 4위의 투자은행이었던 리먼브라더스 또한 2008년 9월 15일 6,130억 달러(당시 약 660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파산했다. 리먼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 위기를 가져왔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한 당일에만 미국을 비롯한 유럽, 아시아 증시는 2%~4%가량 폭락했다. 2009년 3월 9일에는 S&P500 지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서민들과 중산층들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일자리 880만 개가 사라졌고 19조 2,000억 달러의 가계 자산이 흩어졌다.
서프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경제 침체를 가져 왔다. 이에 미국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해 경제를 회복하는 데에 힘썼다. 2008년 미국 정부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7,000억 달러(약 840조 원)의 구제금융을 실시했다.
한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비롯한 리먼브라더스 사태는 금융 시장과 정치적 구조 모두에 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금융 시스템의 복잡성과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으며, 현대 경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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